여행

비 오는 해동용궁사 방문기

준앤현팝 2024. 1. 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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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에서 1박을 하고 아침식사는 근처 서브웨이에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전날 날씨가 꽤 흐린게 맘에 걸렸는데 아닌게 아니라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바람도 꽤 세게 불고 비까지 오니 관광을 계획했던 아침일정이 약간 꼬입니다. 그래도 멀리 부산까지 왔는데 비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당초 계획대로 해동용궁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광안리에서 해운대까지 이동하는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이동하는 동안 비가 그쳐주길 바라면서 출발을 했습니다. 저의 바램이 무색할 정도로 용궁사에 도착했지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행이 장대같은 비는 아니었기에 우산을 쓰고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용궁사에는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비가 와서 여기저기 어수선하고 부산스럽게 보였습니다. 용궁사 입구근처 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우산을 쓰고 이동을 하는데 바람이 워낙 세다보니 우산이 뒤집힐 지경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게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 아름다운 사찰의 모습을 보여줄 목적으로 온건데 비때문에 제대로 관람이 되려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입장권은 없었기 때문에 입구에서 천천히 절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저도 몇년만에 재방문이라 용궁사의 모습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외국 여행 유튜버들이 용궁사를 자주 가서 영상을 찍다보니 대표적인 곳은 눈에는 익숙했지만 구석구석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입구에는 꽤 높은 석탑이 서있었고 조금 이동하니 용궁사하면 떠오르는 12지신 석상들이 이쁘게 줄지어 있었습니다. 본인의 띠에 맞는 지신의 석상에서 사진을 한장씩 찍고 본격적인 용궁사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답게 용궁사로 가는 108계단부터 절경이 펼쳐집니다. 아이들은 계단의 갯수가 정말 108개가 맞는지 큰소리를 내며 숫자를 세기 바쁩니다. 바닷바람이 너무 세서 우산을 들고는 이동이 어려워 비를 맞으며 이동을 했습니다. 용궁사가 유명하긴 한가봅니다. 용궁사로 가는 길에는 한국사람들 보다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성지순례하듯이 방문하는거 같아 나름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록 비와 바람을 맞기는 했지만 아름다운 용궁사를 아이들과 올 수 있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108계단을 내려서 본격적으로 경내에 들어가니 해안절벽과 온화한 느낌의 대웅전이 묘한 균형을 이루며 관람객들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하기에 절은 산속에 주로 있고 이렇게 바닷가에 절이 있다는게 잘 상상이 안되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지만 부산이나 와야 이렇게 바다와 조화를 이룬 절을 볼 수 있어 해동용궁사하면 부산이라는 이미지가 머리 깊숙히 각인되어 있습니다. 비록 기상악화로 오랫동안 절을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온 저와 와이프는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는 오랜만에 색다른 경험이 되었습니다. 봄이 되면 기회를 봐서 한번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어 같은 곳이라도 계절마다 다른 느낌과 아름다움을 주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여러번 가도 질리지 않아 너무 좋습니다. 

용궁사에 더 오래 머무르고 싶었지만 거센 바람과 빗줄기 때문에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집으로 복귀하기 위해 절을 빠져나왔습니다. 저희가 이동하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어서 용궁사의 유명세가 장난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이런 곳은 보물과 같아서 오랜시간 잘 보존되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부산에 왔지만 제대로된 부산어묵을 먹어보질 못했는데 용궁사 입구에는 여러곳의 포장마차와 식당이 있어서 어묵과 떡볶이 등 간식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대전까지 가려면 이동하는 거리가 꽤 되기때문에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당기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그냥 발길 닿는 곳으로 가서 떡볶이 1인분과 오뎅 6개를 시켰는데 가격이 2만천원이나 하네요. 아무리 관광지라도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서 너무 하다 싶긴했는데 기왕시킨거 군소리 없이 맛있게 먹고 가자며 참아봅니다. 어쩐지 손님이 없더라.  비싸긴 했지만 따뜻한 국물과 쫀득하고 고소한 어묵이 들어가자 몸이 비로소 따뜻해졌습니다. 어묵 먹은 힘으로 열심히 운전해서 대전으로 복귀했습니다. 부산은 갈 곳이 많아서 1박2일로는 부족한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없다고 대충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거 보다는 좋은 곳에서는 하루 종일이라도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오는 쪽으로 여행스타일을 바꿨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며 부산을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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