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세상 가장 추운날 빙계얼음골 야영장에서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앤현팝 2023. 12. 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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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 있는 빙계얼음골 야영장에 다녀왔습니다. 날파리가 한마리라도 있으면 야외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지 않는 특이한 아이들 덕에 캠핑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캠핑이나 글램핑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날파리가 단 한마리도 없는 겨울에 캠핑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인을 통해 오래전부터 소개받아서 알고 있었던 빙계얼음골 야영장을 비수기 평일 2박으로 예약했는데 180,000원 소요되었네요. BBQ를 위한 불판은 숯은 2만원이면 대여가 가능해서 특별한 준비없이 음식과 옷만 싸들고 야영장으로 향했습니다. 대전에서 의성까지는 180km정도가 거리였는데 꼬박 2시간을 넘게 달려서야 야영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렸지만 서의성IC를 나와서는 40여km를 시골길로 다녀야해서 속도를 낼 수 없었습니다. 속도는 낼 수 없었지만 너무나 한적하고 평온한 시골길을 달릴 수 있어 꽤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워 졌습니다. 시골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 아이조심이 아닌 어른신 조심 표지판을 여럿보며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서 도착한 빙계얼음골 야영장에는 우리 가족을 제외하면 1팀정도가 있을정도로 한산했습니다. 겨울중에서도 가장 추운날로 잡아서 온 바람에 사람 구경은 할 수가 없었네요.

꽤 많은 동의 카라반이 있었는데 6인이 쓰기에도 넉넉한 정도의 사이즈들이었구요. 방바닥에 보일로도 들어오고 온풍기도 있어서 실내에서 생활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넓직한 계곡과 그 계곡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을 배경으로 꽤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너무 추워서 야외활동은 거의 할 수가 없다는게 단점이었습니다. 3시쯤 도착해서 대략 짐을 부려놓고 이른 저녁준비를 했습니다. 숯에 불을 붙여서 준비해간 석화도 굽고 새우와 소고기, 돼지고기도 구웠습니다. 숯을 두봉지나 썼는데도 추운 날씨라 불은 금새 사그라지고 말았습니다. 석화를 굽는 동안은 뜨거웠던 숯은 돼지고기를 올리기전에 그 생명을 다해가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는 회생이 어려워 간단히 초벌만 하고 실내에서 후라이팬에 올려 마무리를 해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산골의 하루는 매우 짧았습니다. 겨울이라 원래도 해가 짧았는데 이곳은 해가 산뒤로 넘어가기가 무섭게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차가운 골바람까지 불고 있어서 선택의 여지없이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테블릿으로 게임과 영상을 보고 어른들은 드라마를 보며 간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람이 없다보니 밤에는 바람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너무 조용하고 좋았네요. 너무 오랜시간 실내에 있던게 답답해서 잠시 나가니 먹을 것을 찾아서 야영장에 있는 모든 고양이가 우리 카라반으로 모여있었습니다. 사람도 겁내지 않고 우리가 까놓은 석화에 남은 살점을 열심히 핥아 먹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니 안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습니다. 성수기때는 아마도 가려가면서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먹었을텐데 이렇게 추운 계절이 되니 그들의 섭생에도 추운 계절이 찾아온 것이었네요. 

야영장내에는 꽤 커다란 놀이터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 좋아보였네요. 비록 우리는 이용하지 못했지만요. 날이 좋다면 놀이터에서도 놀아되고 카라반 앞으로 넓게 펼쳐져있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놀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비록 대전에서 멀어서 다시 오려나 모르겠지만 날씨가 좋을때 한번쯤은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의 야영장이었습니다. 조용한 시간을 이용해서 책도 보고 밀렸던 최신 영상도 보며 가족들과 한방에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가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겨울은 겨울만의 매력이 있기도 하지만 캠린이인 우리 가족은 겨울 캠핑을 충분히 즐기지는 못한거 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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