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뜬금없이 선물해 준 책입니다. 요즘 책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랬는지 평상시에는 책선물은 잘 하지 않았던 아내인데 좀 의외다 싶었습니다. 선물이라 감사하기는 했는데 제목을 보고는 조금 당황을 했습니다. 평상시에 관심이라고는 1도 없는 철학관련 서적이라서요. 쇼펜하우어?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고 지루할 것 같다는 막연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네요. 이 책을 선물한 이유를 물었더니 요즘 핫한 베스트셀러랍니다. 단지 그 이유때문인지 아님 제가 철학이 필요해 보였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달리 볼 책도 없었고 선물을 해준 정성이 감사해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하고 첫장을 열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으로 200여 페이지 수준이라 오랫동안 읽을 일은 없을거 같아서 빨리 읽고 해치우자 싶었습니다. 그런데 첫페이지부터 제 예상과는 다른 내용의 전개가 이어졌습니다. 첫페이지부터 빠져들기 시작해서 순식간에 100페이지까지 읽어 내었습니다. 날마다 시간날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읽다보니 어느덧 일독이 끝났네요. 일독으로는 부족한 책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책 제목처럼 40대가 되어서야 이런 양서를 만나게 된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통은 두가지가 있는데 출세, 부, 명예 등 손에 잡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기는 가짜 행복을 찾는 고통과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며, 계속해서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새롭게 거듭나야 하는 진짜 행복을 찾는 고통이라고 합니다. 즉, 쇼펜하우어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줄이고, 피하고, 견디는 것에 있으며 성공, 부, 명예 등을 얼마나 얻었는지가 아니라 세상의 고뇌를 어떻게 바라보는 가에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철학적 관점에서 40대 아니 우리는 어떻게 사는게 바람직한지에 대해 세세하고 분명한 어조로 인사이트를 주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읽은 책은 이책이 유일한거 같습니다. 저는 한번으로는 책이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을 전부 체득할 수 없어 여러번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분명히 볼때마다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는 책일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책입니다. 또한 쇼펜하우는 다독이 주는 부정적인 점도 강조하면서 사색으로 충분히 자기 내면에 집중하라고도 했기에 이책을 여러번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